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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BRARY/PAPER

2020.10.10 열수다-e 컨텐츠 작가와 독자들이 말하는 도서정가제

by inmylib 2020. 10. 13.

지난 토요일 오후에 Zoom 회의로 열렸던 포문도 주관 '열혈 사서들의 수다'.

 

이번 주제는 '도서정가제 시행 5년, 도서관은 무엇을 생각하는가?'였습니다. 2014년 11월 21일부터 도서정가제가 시작되었기에 5년은 넘었고, 이제 곧 6년이 되어가지만, 도서정가제 시행 후 약 5년 전에 포문도에서 도서정가제와 관련한 이야기를 다룬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도서정가제는 3년마다 검토를 하도록 되어 있어, 이번 검토는 두 번째 검토이며, 포문도에서도 두 번째로 다루는 주제라 5년이라는 수식어를 붙였습니다.

 

발표자는 저 포함해서 넷이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출판계와 도서관계의 관점에서 다루고, 저는 도서정가제를 '반대한다고 알려진' e콘텐츠 작가와 독자들의 입장을 맡았습니다. 발표시간이 10분으로 매우 짧아서 아쉬웠던 터라, 해당 PPT를 자료로 하여 더 길게 이야기를 다뤄 보고자 합니다.

 

 

 

 

처음 제목을 정할 때는 웹 기반 콘텐츠라고 적었다가, 자료를 찾는 과정에서 e콘텐츠로 수정했습니다. 제목에는 컨텐츠라 적었지만 콘텐츠가 옳은 표기입니다. 자료 찾기 전에는 웹소설과 웹툰 작가와 독자를 염두에 두어서 웹 기반 콘텐츠로 표기했지만, 자료를 찾다보니 월드 와이드 웹말고도 모바일의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작가나 독자도 분명 있을 것이라 포괄하는 의미로 용어를 정정했습니다.

 

 

 

 

10분 발표다보니 목차 1, 2번의 카드뉴스 부분은 아예 설명도 못하고 3번으로 바로 넘어가야 했습니다. 대부분의 자료는 도서정가제 반대 소비자 연대의 다음 카페에서 찾아 본 것이고, 그 외에 제가 개인적으로 알고 있던 여러 상황을 추가했습니다.

 

 

카드뉴스는 발표자료가 아닌, 원본 파일을 그대로 올립니다. 발표할 때는 카드뉴스의 순서를 일부 뒤섞었습니다.

 

 

발표할 때, 첫 번째 카드뉴스에서 짚고 넘어간 부분은 종이책과 전자책의 차이 문제, 그리고 경쟁대상이 유튜브 등이라는 점 등입니다.

 

 

 

 

두 번째 카드뉴스에서 짚고 넘어간 부분은 설문조사가 '결과를 정해 놓은 구조'라는 점, 그리고 1인당 1회 응답이 가능했다는 점, 주 이용 플랫폼이 리디북스라는 점, 대체적으로 이용자들이 전자책과 종이책을 함께 묶은 도서정가제에 불만을 갖고 있으며 양쪽을 분리하는데 찬성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저도 이 설문조사에 참여했는데, 질문 자체가 어느 정도 답안을 유도하는 형태입니다. 설문조사 항목을 만들 때, 그래서 어렵기도 합니다만. 연구자로서 이런 부분은 아쉽게 느끼지만, 이 설문 자체가 짧은 기간 동안 전체적인 의견을 묻고 확인하기 위한 설문이라 어쩔 수 없습니다.

 

 

 

 

 

혀짧은 소리의 저 문장은 불후의 명작, 『투명드래곤』의 일부를 빌렸습니다.

 

 

 

 

 

카드뉴스로 전체 분위기를 살폈습니다. 본격적으로 설명하기 전, 용어정리부터 시작합니다. e콘텐츠는 원래 웹 기반 콘텐츠라 썼다가 바꾼 것으로, 전자콘텐츠를 가리키며 웹이나 앱 등을 이용하는 창작물을 지칭한다고 정의했습니다. 저는 웹툰보다 웹소설을 훨씬 더 많이 보기 때문에 대부분의 이야기는 웹소설 중심이라고 언급했고요.

 

플랫폼도 낯선 단어입니다. 연재처를 가리키며, 출판사와 같은 경우도 있고 공급업체와 같은 경우도 있습니다. 작성하면서 염두에 둔 곳은 교보문고와 리디북스입니다. 교보문고는 자체 전자책 출판사를 갖고 있으며, 리디북스도 그렇습니다. 카카오페이지도 마찬가지고요. 레진의 웹소설게시판 이야기나, 리디스토리의 문제 등등도 같이 이야기 하고 싶었지만 발표시간은 10분입니다. 다룰 시간이 매우 부족했지요.

대신 『버림받은 황비』를 예로 들어 플랫폼의 부침을 언급했습니다. 2014년 출간될 때까지만 해도 최대 연재처는 조아라였으나, 지금은 영향력이 미미합니다. 그 사이에 워낙 많은 사건들이 있었으니까요. 지금의 도서 광고 포인트는 네이버나 카카오페이지입니다. 그 자체도 일종의 플랫폼 광고가 되기 때문인지, '연재 사이트'로만 언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판계에서는 대체적으로 이런 의견입니다.

1.합의된 내용이 있고 확정만 되는 상황에서 갑자기 뒤집혔다.

2.뒤집는 지시는 청와대에서 내려왔다.

 

이날 발표하신 분은 청와대에서 이 당시 대통령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지자, 도서정가제를 들고 들어왔다는 설명을 했습니다. 도서정가제 관련 글들을 살펴보면 출판계 유력인사들은 대체적으로 '청와대 지시로 도서정가제 합의가 뒤집혔다'는데는 동의하나, 왜 그런 지시가 내려왔는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을 제시합니다. '블록체인을 도입한 도서유통시스템을 만들려는 사람들이 도서정가제를 반대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청와대 비서관이 집중 개입했다'는 이야기도 있으며 '웹소설 작가 중에 플랫폼을 만들려는 사람이 청와대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각각의 내용이 궁금하다면 블록체인 AND 도서정가제, 청와대 비서관 AND 도서정가제로 검색하시면 됩니다. 맨 마지막 이야기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블로그에 올라왔습니다.

 

맨 마지막 건은 찾기가 쉽지 않아 함께 올립니다.

blog.naver.com/khhan21/222101568211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알리바바, 텐센트 등과 같은 IT기업을 꿈꾸는 어느 작��

문체부 차관이 직접 출판계에 알린 도서정가제 개악 방침은 네 가지로 요약된다. 1. 3년이 지났고 1년간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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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할 때는 처음으로 청원 20만명을 넘겼던 도서정가제 청원으로 말문을 텄습니다. 그 전에도 도서정가제 반대 청원은 여러 차례 있었고, 그 계기 중 하나는 2018년의 자율협약 관련이었다는 점, 처음으로 20만 넘긴 2019년 10월의 청원은 발표자인 저도 그 진행과정을 볼 수 있었으며 그 시작이 온라인 서점의 전자책 적립금 폐지와 관련있다는 점. 비슷한 시기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출판유통심의위원회에서 각 출판사와 온라인 서점 등에 도서정가제 강화 공문을 보냈다는 점은 이번에 조사하면서 저도 처음 알았습니다. 출판사 관련자가 해당 공문을 받았다는 글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blog.naver.com/arkleode/222087614921

 

'전자출판물과 도서정가제에 대한 잘못된 정보 바로잡기'의 잘못된 정보 바로잡기

정원옥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출판독서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께서 웹데일리에 기고문을 실었습니다.'...

blog.naver.com

 

 

 

텀블벅 펀딩으로 도서정가제 폐지와 관련된 헌법소원이 시작되었을 때도 실시간으로 보았습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나 궁금했는데, 이번 자료를 준비하며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80일 이내에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심의 들어가고 진행 상황을 통보하는 기한이었나봅니다. 아직 진행중이라고, 7월에 안내가 올라왔습니다.

 

 

 

 

 

이 부분은 시간이 부족해 간략히 언급하고 넘어갔습니다. PDF 파일로 출력하는 과정에서 몇몇 글씨가 깨진 부분이 있습니다.

주로 언급한 부분은 도서정가제 강화 이후 출판사와 작가의 마케팅 부담이 증가했다는 점, 그리고 e콘텐츠는 상대적으로 수명이 짧다는 점입니다. 또한 처음부터 전자책으로 만든 콘텐츠와 종이책과 동시에 발행한 쪽은 계약 방식이나 마케팅 비용 등이 매우 차이 납니다. 같은 전자책이라고 해도 태생적 전자책과 종이책의 동시 혹은 재출간 형태는 마케팅 방식이나 운영방식, 가격 부여 방식, 비용 구성 등이 매우 다릅니다. 이 쪽은 더 구체적인 연구가 필요하니, 더 찾아볼 생각입니다.

 

 

Happily Ever After.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이 부분이 마지막 장이니 끝의 세 페이지를 한 번에 언급합니다.

 

도서정가제가 작가와 동네서점, 작은 출판사를 살리고 있다고 하는데, 맨 마지막은 찬성합니다. 출판사에는 상당히 좋은 제도입니다. 그러나 동네서점은 오히려 도서정가제의 온라인 10% 할인 때문에 죽어간다 해도 다르지 않습니다. 현재 동네서점은 학습지 판매를 중심으로 하고 있으니 도서정가제가 노리는 부분과는 맞지 않습니다. 또한 도서정가제는 독립서점은 지지하지만 동네서점이나 중소 지역총판은 그 안에 안 들어갑니다. 소매업을 겸하던 도매상들은 오히려 힘들어졌다고 봅니다.

의견에 따라서는 작은 출판사 역시 큰 출판사들의 입지에 밀려 힘을 못쓴다고 보기도 합니다. 1인 출판사는 늘었지만, 중소 출판사는 줄었다고도 생각합니다. 관련 통계를 확실히 분석해야 알 수 있을 텐데, 분석할 자료가 쉽게 나오지는 않을 겁니다.

 

발표 때는 언급하지 못했지만 홍대의 만화총판들도 이제 사라져 갑니다. 도서정가제 강화 때, 지역 총판들이 소매업을 하는 일도 제한을 받았습니다. 그 때문에 홍대 툰크나 북새통문고 등 만화전문총판들은 어려움을 겪었을 겁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이동제한이 걸리면서 유동인구도 줄어들고, 온라인서점이 더욱 확장세로 돌아서자 작은 온라인 서점들은 거꾸로 설 자리가 없어지지요. 툰크는 전에 사업을 접었고, 북새통문고도 검토중이라는 내용의 글이 루리웹에 올라왔습니다.

 

도서정가제가 동네서점을 살릴까요. 동네서점은 독립서점과는 다릅니다. 동네서점이 독립서점이 되면 그래도 살 길이 생기겠지만, 지금의 동네서점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울 겁니다. 지나가다 서점에 들어가 가볍게 책 한 권 사들고 들어가는, 그런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소득이 늘어난다면 그런 심적 여유도 생기지만, 지금은 동네 산책 하다가 서점 들러 새로 나온 책 한 권 찾아 들고 가는 일은, 사치입니다. 참았다가 10% 할인하고 적립도 해주는 온라인 서점에서 주문하는 쪽이 이득입니다.

 

 

 

도서정가제와 관련된 성명서는 여러 단체들이 각각 발표했습니다. 한국도서관협회는 도서정가제 지지 성명서에 올라가 있습니다. 도서정가제 반대, 혹은 도서정가제 유예, 현행 유지 등의 의견은 맨 오른쪽에 나오듯 주로 웹툰 중심의 단체에서 나왔습니다. 그럼 웹소설은?

 

한국웹소설협회와 한국대중문학작가협회는 지지 성명서의 참여 단체 명단에 들어가 있습니다. 저보다 앞서 발표하신 분이 "모두 다 자신의 이익을 따라간다."고 언급하시더군요. 지지하는 단체와 반대하는 단체에 대한 답변이었는데, 정확한 문장은 아니지만 맥락이 저런 의미였습니다. 단체들도 다 각자의 이익이 향하는대로 움직입니다.

 

제가 본 많은 웹소설 작가들은 도서정가제에 반대하거나 혹은 e콘텐츠가 도서정가제에서 제외되기를 바랍니다. 그들의 상당수가 로맨스, BL작가이며 또 여성작가라는 공통점을 가집니다. 물론 아는 남성작가가 없다는 점도 크지만, 제 주변의 온도차와 성명서 차이는 어디서 나올까요.

 

도서정가제 반대 소비자 연대는 저 두 단체의 협회장이 문피아 대표라는 점을 도서정가제 지지 성명서에 참여한 이유로 들었습니다. 문피아 대표는 필명을 금강으로 사용하는 무협작가 김환철입니다. 역사가 10년도 더 된 문피아는 웹소설의 대표적인 연재처입니다. 전자책 공급처는 아니고, 소설 연재 플랫폼이기 때문에 카드뉴스에 등장한 설문조사에서 리디북스보다 이용 지명도가 낮게 나왔습니다. 그러나 워낙 오래된 곳이고, 『전지적 독자 시점』을 비롯한 다양한 웹소설의 연재처로도 유명합니다. 요즘은 인기 있는 소설이 여러 플랫폼에서 연재되기 때문에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리디북스나 카카오페이지와는 좀 다르지만, 문피아의 소설도 웹소설 속에서 나름의 상당한 특징이 있습니다. 이 세 플랫폼은 각각 고유의 특질, 혹은 특성이라 부를 모습이 있습니다.

리디북스와 카카오페이지는 문피아에 비하면 훨씬 후발주자입니다. 그리고 이들 두 사이트는 조아라의 위치를 대신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즉, 이들은 소설 연재처로서는 후발주자이나 조아라를 앞질렀고, 바꿔말하면 앞으로 등장할지 모르는 또 다른 대형 플랫폼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할 경우 위태로울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카카오페이지는 새롭게 런칭하여 기존 시장의 파이를 키우고 입지를 빼앗는 과정에서 기다리면 무료라는 형태의, 출판업계에서는 대여로 보는 형태의 홍보방식을 사용했니다. 소설 연재 시장에는 조금 더 늦게 뛰어든 리디북스도 같은 형태의 연재 방식을 도입했고요.

문피아는 그와는 달리 편당 결제 시스템을 씁니다. 물론 홍보 차원에서 일부 무료 공개를 하는 일이 있지만,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플랫폼이 아닌 작가의 비용 부담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니 문피아는, 도서정가제를 지지하는 입장에 섭니다. 기다리면 무료가 언제 도서 대여에서 탈락될지, 혹은 도서 대여 기간이 짧아질지 걱정할 필요도 없고, 관계 없는 일이니까요. 그리고 문피아에 연재된 도서나 여러 무협 소설들은 종이책으로 출간되는 일도 많습니다. 그래서 도서정가제를 지지하는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물론 위의 이야기는 제가 추측한 것입니다. 사실과 추론을 더 구체적으로 쓰려면 자료가 더 있어야 합니다.

 

 

더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펼치려면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합니다. 전자책 시스템의 이야기도, 외국의 전자책 판매도 더 알아봐야 합니다. 외국의 장르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아마존의 전자책 가격 설정과 판매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더 공부해서 추가 이야기를 적으려 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