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BRARY

분류와 목록

by inmylib 2015. 4. 3.

도서관 관리 업무 중 가장 즐겨하는 것이 분류와 목록이다. 다른 것보다 이 두 가지가 가장 좋고 그 다음이 라벨링과 배가이다. 뒤를 잇는 것이 장서정리이니 직업병도 이쯤 되면 구제 불능이다. 대신 대인 업무는 많이 약하다. 서비스업인만큼 대인업무도 능숙하게 잘 해야하는데 쉽지 않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

 

관련 논문을 읽고 있다보니 문득, 분류와 목록을 도서관에서 제대로 가르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하니 분류는 안배운 것 같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모골이 송연한게, 그렇다면 첫 직장부터 무턱대고 분류를 시작한 이 멍청한 인간은 무엇이란 말인가!

목록도 배우긴 했지만 배운 것이라곤 거의가 목록법-AACR에 대한 것이었다고 어렴풋이 기억한다. 카드목록 작성법도 배우긴 했는데 오히려 이 쪽이 업무할 때는 도움이 되었다.

 

 

멍청한 인간이라 쓰기는 했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졸업 후 잠시 아르바이트 하면서 1천권 가량의 책을 분류했고, 그 다음 과정에서도 자관분류기호로 바꾸려는 모 도서관에서 아르바이트 하면서 5천권 가량 작업했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 수준에서 보면 엉망진창이었지만 다른 사서들이 바꾸지 않았다면 그대로 있을 것이다. 아마도.

 

 

요즘 학부에서는 분류나 목록을 그렇게 강조하진 않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목록은 현재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목록 기술 규칙을 숙지하지 않아도 입력하는데 크게 무리가 없다. 카드 목록을 쓰던 그 때와는 상당히 다른 셈이다. 지금은 알아서 기계가 기호들을 입력하니까. 세상 참 좋아졌다고 하면 내 나이가 지나치게 많게 느껴진다.